현정은 현대그룹회장,금강산관광 다시 시작한다
현정은 현대그룹회장,금강산관광 다시 시작한다
  • 김수진 기자
  • 승인 2019.01.12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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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 집안서 나고 자란 '뼛속 기업인'...세상·여성에 관심 많아
"정주영 회장은 평생 존경의 대상...반드시 남북경협 성공"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지난해 11월 금강산문화회관에서 열린 금강산관광 시작 20돌 기념 남북공동행사에서 기념사를 낭독하고 있다.<사진=현대그룹 제공>

"30년 동안 집에서 살림만 하던 여성이 대기업 총수 역할을 잘 해낼 리 없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지난 2003년 그룹 총수 자리에 오를 당시 재계 안팎에서는 이 같은 우려가 많았다. 대북 송금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던 남편 정몽헌 회장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후 전업주부였던 현 회장이 하루아침에 재계 15위 현대그룹을 이끌어야 하는 상황에 놓였을 때다. 

하지만 현 회장은 '평범한' 가정주부가 아니었다. 기업가 집안에서 출생해 날 때부터 몸속에 '기업가 DNA'를 갖고 있었다. 특히 결혼 후에도 전면에 나서진 않았지만 며느리이자 아내로서 재계 대표 대기업 총수를 지근거리에서 살피며 경영 감각을 익힌 것으로 전해진다.

현 회장은 1955년 현영원 현대상선 회장과 김문희 용문학원 이사장의 4녀 중 차녀로 태어났다. 외조부는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의 부친인 김용주 전남방직 창업자로, 어릴 때부터 기업가 집안의 가풍 속에서 엄격한 가정교육을 받으며 성장했다. 

그는 세상의 변화와 여성 사회화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경기여고를 졸업한 뒤 이화여대 사회학과에 진학한 이유다. 당시 현 회장은 사회학 교수를 꿈꾸며 여성의 사회 진출이나 여성 개발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그러던 중 1976년 삶에 커다란 변화가 생겼다. 사업을 계기로 친분이 두터워진 정주영 명예회장과 현영원 회장이 사돈을 맺기로 한 것. 이들의 인연은 울산에 조선소를 지으려던 정 명예회장이 해운 전문가인 현영원 회장에게 조언을 청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가 부친의 적극적인 권유로 현 회장과 정몽헌 회장은 백년가약을 맺었다.

정 회장과의 결혼은 단순히 인생의 동반자를 만나는 데 머물지 않았다. 훗날 재계 1위에 오르는 현대가(家)의 다섯 번째 며느리가 된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이때부터 현 회장은 조용히 시아버지와 남편, 집안 어른들을 뒷바라지하고 자녀를 돌보는 '그림자 내조'를 시작했다. 당시 현대가는 며느리들의 사회활동을 제한하는 등 보수적인 색채가 강했다.

하지만 결혼 후에도 교수에 대한 꿈은 버리지 않았다. 이화여대 대학원에 진학해 사회학을 파고들었고, 첫딸을 낳은 이후엔 미국으로 건너가 페어리디킨슨대 대학원에서 인성개발학을 연구하는 등 학업에 대한 갈증을 채워 나갔다. 

귀국 후 현 회장은 육아에 전념했으나 집에만 있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자녀들과 함께 다양한 봉사활동에 참여하며 인성 교육에 힘썼고, 개인적으로는 걸스카웃연맹 중앙본부 이사, 대한적십자사 여성봉사 특별자문위원 등을 역임하며 사회활동 경험을 쌓았다.

현 회장은 2003년 남편 정 회장이 세상을 등지자 그 뒤를 이어 그룹 회장 직에 올랐다. 남편을 잃은 슬픔을 추스르기도 전에 계열사 유동성 위기와 경영권 분쟁 등에 시달렸지만 '현다르크'라는 별명답게 뚝심 있는 정면 돌파로 그룹 재건에 앞장섰다.

그는 자신의 과거를 이렇게 회상한다. "현대그룹 회장으로서 거대한 조직을 이해하고 구성원들의 잠재력을 이끌어내 공동의 비전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데 대학에서의 공부가 많은 도움이 됐다. 그때 공부하고 체득한 것들이 이렇게 큰 도움이 될 줄 그 당시에는 상상조치 하지 못했다"고. 

시아버지인 정 명예회장은 '평생 존경의 대상'으로 꼽는다. 그는 "며느리로서는 물론 사회학과 인성개발학을 공부한 사람으로서 정 명예회장님은 언제나 제 존경의 대상"이라며 "그의 경영철학과 유지를 받들어 현대그룹과 남북 경협사업을 이끌었던 정몽헌 회장의 옆을 지켰던 것도 제 삶의 커다란 경험 중 하나"라고 했다. 

현 회장은 다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민족 화해와 공동 번영이란 소명을 위해 모든 것을 걸었던 두 사람의 유지를 '현실'로 바꾸기 위해서다. 현 회장은 최근 금강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반드시 제가 남북 경협을 성공해야 한다는 사명감 같은 걸 마음속에 갖고 살아 왔다"며 "남북 경협사업에 대한 의지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서울=뉴스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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