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면 넓은 공간, 행복으로 채워진다
버리면 넓은 공간, 행복으로 채워진다
  • 김수진 기자
  • 승인 2019.03.14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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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리수납협회 Dum In 정경자회장

정경자 회장은 2019년 봄을 맞아 버려야 할 물건,버킷 리스트를 만들어 보자고 주창한다. 자신의 물건 100 가지 만 남기고 모두 버리자는 이야기. 필요한 사람에게 증여하고,정리하면 그 빈자리엔 뜻밖의 행운이 자리한다는 주장이 솔깃하다.

봄이 왔다. 커튼을 활짝 젖히면 아름다운 봄의 햇살이 실내에 가득 찬다. 

그런데 무엇인가 실내를 가득 채우고 있는 물건들이 그 봄햇살을 가린다. 우린너무많은물건들과함께살고있다.그것은베
란다에 가득찬 화분일 수도 있고, 거실을 차지하고 있는 소파일 수도 있다. 책상 위에 가득찬 책들, 연필, 볼펜, 침대방엔 어지럽게 널브러진 잠옷과 수건들.
한때 버킷리스트라는 말이 꽤 유행했다. 죽기 전 꼭 하고 싶은 일을 써보고 실천하자는 운동, 또는 여행지 의 목록 작성 등등.
한국 정리수납협회 정경자 회장은 2019년 봄을 맞 아 버려야 할 물건, 버킷리스트를 만들어 보자고 주창 한다. 자신의 물건 100 가지만 남기고 모두 버리자는 이야기. 필요한 사람에게 증여하고, 정리하면 그 빈 자리엔 뜻밖의 행운이 자리한다는 주장이 솔깃하다.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 가난한 시절을 거쳐왔던 어르신들이  지금의  세태를  들여다  보면  아이들은  지나치 게 많은 장난감, 옷, 책들에 둘러싸여 있고 냉장고에는  음식물들로 넘쳐난다. 정 회장은 2015년 ‘정리 습관의  힘’이라는 책을 냈고, 꾸준히 관심 받고 있다. 요약하면 어떤 내용인가?


서문에서 밝혔듯이 공간의 주인은 사람이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공간의 주인인 사람이 물건에 치여 생활이 불편하게 되고 스트레스가 쌓이기 시작했다. 자동차키를 매일 같은 자리에 놓는다면 외출하기 위해 챙길 때 금방 찾을 수 있을 것이고, 집안에서 TV를켤 때, 매일같은 자리에 리모컨을 둔다면 금방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손톱깎이, 가위 등등 자리가 정해져 있다면 사용할 때 금방 찾게 되고 그로 인한 스트레스도 없을 것이다. 여러명이 함께 사용하는 공구를 누군가 쓰고 제자리에 놓지 않았다면 다음에 사용해야 하는 사람은 공구를 찾느라 애를 먹을 것이고 업무의 효율도 떨어질 것이다. 요즘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물건의 숫자는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많아졌기 때문에 그 물건들로 부터 공격 아닌 공격을 받고 있다.

 

우리는 언제부터 이렇게 물건의 홍수 속에 살게 되었 다고 생각하는가? 정 회장의 어린시절은 어떠했는가?

내가 어렸을 때는 언니가 입던 옷을 물려 입고, 오빠가 쓰던 물건들을 써야하는 것에 늘 불만이었다. 새 것을 갖고 싶어도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생각해 보면 예전에는 물건이 많아 정리를 해야하는 상황이 아니라 어떻게 해서든지 물건을 사거나 얻어서라도 채워넣는 것이 시급했다. 그래서 버리라는 말보다 “아껴써라, 남기지 마라, 절약하라”는 소리를 귀가 아프게 들으며 자랐다. 어렸을 때부터 이미 ‘버리지 못하는 병’을 가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습관과 교육이란 그렇게 무서운 것이다.

 

명함을 보니 시스템 정리수납 전문기업 DUM IN이라 고 적혀 있다. 정리수납에도 전문가가 있어야 하는 시 대를  반영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언제부터  시작된  직업군인가?

우리나라에서는 2011년 한국 정리수납협회(www. kapo100.org)가 설립되었다. 정리수납 전문가를 양성하고 고용을 창출하면서 2015년 한국 직업사전에 새롭게 등록되었다. 내 스스로 물건을 정리하면서 살아야 하는데 이제는 모두가 바쁘다는 이유 때문에, 정리 수납을 못 한다는 핑계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정리수납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시간, 공간 그리고 사람 간의 원만한 관계 형성을 생각한다면 바쁘다는 핑계로 계속 미루어야 할 일이 아니라는 것 만은 분명하다. 그리고 덤인이라는 회사 이름은 한글의 ‘덤’과 영어의 ‘in’을 합해, 버리고, 정리하면 행 운이 거저 따라 온다는 소박하고 쉬운 뜻이다.

 

수납정리를 간단히 설명하면 어떤 것인가?

사람들이 종종 “회장님 집은 어떻게 정리되어 있는 지 방문해 보고 싶다”고 한다. 아마도 내가 정리수납을 아주 잘 해놓고 살고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것같다. 그럴 때 마다 “우리집이라고 해서 요술을 부린 것처럼 정리수납이 되어있지는 않다. 시스템 정리수납이 되어 있을 뿐”이라고 대답한다. 정리수납은 깨끗함과 반듯함보다 편리함과 공간의 활용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정리수납을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버리는 것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물건을 버리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다. 아깝다는생각, 버리고 나면 꼭 쓸 일이 생길 것같다는 생각, 무엇보다 물건을 버리는 것에 대한 죄책감을 갖는다. 어린시절 부모로 부터 받은 교육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면 물건들이 어딘가에 또 쌓인다. 물건을 편하게 버리려면 이러한 생각들이 들지않게 내 생각의 정리와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이 우선이다.


결국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하기 전 마음 또는 생각을  먼저 정리하라는 말로 들린다. 그 생각을 정할 때 어떤  기준이 필요한가?

정리를 잘 한다는 기준은 물건의 가치판단을 잘 할 수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달려있다. 이 물건을 내가 가지고 있을 때 가치가 있는 지,아니면 다른 사람에게 주는 것이 더 가치가 있는 지를 따져보면 물건 내놓기가 훨씬 쉬워진다. 아이가 대학생인데 아직도 어렸을 적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버리지 못하고 있거나, 시집 올 때 해온 혼수이불을 사용하지도 않으면서 이 불장에 쌓아놓고 있지는 않은지 지금 바로 확인해 보기를 권한다.

정리수납의 노하우가 있는가?

정리수납을 원래 못 하는 사람이란 없다. 단지 정리수납의 기본 원칙과 방법을 모르고 그때그때마다 주먹구구식으로 정리하다 보니 힘은 힘대로 들고, 해도 해도 끝이 없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정리수납은 계절이 바뀌거나 이사가 결정되면 특정한 날을 잡아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의 한 부분으로서 습관처럼 매일매일 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살면서 버림, 채움, 나눔의 기본을 잘 실천한다면 내 주변의 공간은 언제나 쾌적함을 유지할 것이다. 사무실 책상, 서랍, 냉장고, 옷장, 신발장 등 모든 공간에 물건이 밝게, 효율적으로 채워져 있지 않음으로 해서 좁은 공간에서 힘들게 생활하고 있다고 여긴다. 버림, 버림의 자유. 채움, 밝게 채움. 나눔, 나눔의 행복을 터득한다면 누구나 정리수납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


정리를 잘 하는 사람들은 자신 만의 노하우가 있다고  한다. 정리는 어느날 갑자기 하려고 한다고 해서 배워지는 것도 아니라고 한다. 정리에 답이 있는가?

예를 들면 청소를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보이는 곳만 쓸고 닦는 사람들이 있는가하면 일단 큰 물건들을 움직여 공간을 넓힌 다음에 청소를 하는 사람, 물건은 그대로 둔채 보이는 곳만 설렁설렁 치우는 사람, 결과는 명약관화하다. 사람의 취향에 따라, 공간에 따라, 생활습관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리에는 정답이 있다. 같은 시간을 정리하는 데에 쏟아붓는 두 사람이 있다치자. 한 사람은 늘 깨끗하게 정리된 것에 반해 다른 사람의 집은 늘 어수선하고 정신이 없다. 정리를 하고 있는데 왜 그럴까? 그건 정리를 ‘잘못해서’ 그런 것이다. 정리를 할 때에는 원칙이 있는데 이를 모르고 정리하기 때문이다. 제대로 원칙을 지켜 바르게 채우면 항상 깨끗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고 보기에도 훨씬 좋다. 바른 정리습관, 바른 채움으로 부터 유지 관리가 시작된다.

‘정리란 비우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잘 비우고 잘 채우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정리가 필요한 것과 필요하지 않은 것을 구분하여 필요하지 않은 것을 버리는 작업이 우선했다면, 다음은 바른 수납을 통해 바르게 채우는 방법이다. 정리수납은 해도해도 끝이 없다는 푸념을 하곤한다. 이유는 무엇일까? 실제로 하루 종일 정리수납을 하고 있고, 많은시간을 정리수납에 쏟아붓고 있지만 제대로 안 되는 사람이 많다. 이런 경우라면 공간의 목적에 맞게 채웠는지를 먼저 점검해 봐야 한다. 드레스룸에 책을 가지런히 놓아두었다고 해서, 또는 거실에 옷을 종류별로 쌓아두었다고해서 바른 수납은 아니기 때문이다. 각각의 공간이 가진 목적에 맞게 채워야 바른 수납이라 할 수 있다.

 


주부들이  가장  신경을  써야하는  곳이  주방이라고  본다. 조리기기,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식기, 매일매일 사용하는  공간과  그릇들로  채워져  있기  때문에  보기에 깨끗하거나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 부분이다. 쓰레기통도 가까이 있어서 악취가 배일 수도 있다.


부엌의 경우 살림의 양에 비해 지나치게 좁다든지, 주방용품의 종류가 많다든지, 자주 사용하는 물건과 보관해야 할 물건이 섞여 있다든지, 동선을 고려하지 않고 배치가 되었다든지, 싱크대 위에 많은 물건이 섞여 있다든지, 사람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지 못 하고 있다든지 하는 경우이다. 부엌에서 맛있는 음식을 만들 수 있어야 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일상적으로사 용하는 그릇 외에 조리기구를 분리하여 서랍에 보관 하고, 사용할 때만 꺼내 쓰는 지혜가 필요하다.
사용 즉시 깨끗이 손질하여 보이지 않게 수납해두면 주방이 깨끗해 보인다. 특히 음식물 쓰레기와 일반 쓰레기를 분리하여 그때그때 비우는 것이 중요하다. 장식적이고 미관을 아름답게 하는 요소는 뒤로 미루고 기능을 우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건의  용도에  따라  분리  보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어떻게 분류하는 것이 좋을까?

각 공간별 물건을 하나씩 들여다 보면 자주 쓰는 것, 가끔 쓰는 것, 보관할 것으로 나눌 수 있다. 예를 들어 욕실의 경우 비누, 샴푸, 칫솔, 치약은 매일 쓰는 물건이지만 염색약, 생리대 등은 매일 쓰는 물건이 아니라 가끔 쓰는 물건이다. 또한 여분의 샴푸나 비누 등은 보관해야 하는 물건으로 구분할 수있다. 이럴 때는 자주 쓰는 물건과 아닌 것을 나누는 과정이 필요하다. 자주 쓰는 물건은 욕실의 선반 등에 꺼내놓고, 자주 쓰지 않는 것은 선반에서 빼내어 따로 수납해야 한다.
어린 자녀가 있는 집은 어린이용 변기 커버가 있기 마련인데, 사용하는 것도 번거롭고 불편하지만 이것을 놓는 장소도 문제가 된다. 이럴 때는 변기 옆쪽 벽에 고리를 붙여 걸어 놓으면 편리하다. 특히 티슈나 두루마리 화장지 등은 습기에 약하기 때문에 굳이 보관용까지 욕실에 수납할 필요가 없다.

아이가  있는  경우  거실이나  아이방  할  것  없이  장난감, 동화책 등이 온 집안을 차지하고 있다. 어떤 요령이 필요할까?

아이방이 따로 있어도 아이를 두고 있는 가정은 아이가 성장하기까지, 아이의 물건으로 집안이 가득 차 있다. 아이가 최근 관심있게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 무엇인지를 고려해야 한다. 무엇보다 아이가 장난감을 가지고 논 후 스스로 정리할 수 있게수납의 편리성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자면 나이가 어릴 경우 뚜껑이 없는수납상자를이용해서사용할때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 불투명한 상자 보다는 투명한 상자를 이용해 밖에서도 어떤 장난감이 수납되어있는지 알 수 있게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드레스룸이 있는 경우 처음엔 정리가 잘 되어있다가도 시간이 어느정도 지난 뒤에 보면 어수선해지기 마련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리된 상태에서 옷을 꺼내입고, 다시 정리해두는 습관이 필요하다. 만약 직장에 다니는 경우라면 아무리 피곤하더라도 내일 입을 옷을 정해두고 쉬는 것이 수납정리에 도움이 된다.
옷을 수납할 때 기본 원칙은 옷걸이를 통일하고 옷걸이 하나에 옷을 하나씩 만 걸어 수납하는 것이 중요하다. 선반은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수납 바구니를 활용해서 옷을 세로로 수납한다.
자주 입는 셔츠나 바지는 옷걸이에 걸어서 보관하고,자주 입지 않는 옷, 한복이나 정장 등은 상자 또는 구김이 가지 않도록 보관하는 게 좋다. 이때 옷에 습기가 차면 곰팡이나 진드기가 생길 수 있으니까 방습제를 함께 넣어 보관해야 옷을 잘 보존할 수 있다. 또한 남편옷, 아내와 아이의 옷을 분류하여 수납정리 하고 그 공간을 확실히 기억해두면 쉽게 찾고, 활용이 가능하다.


생활수준이 나아지면서 주부들은 예전에는 없던 고민 을 하게 되는 시대가 되었다. 물건이 넘쳐나는 이 시대, 그래서 정리수납을 전문으로 하는 직업군도 탄생했다. 어떤 훈련 과정이 필요하며 경제적으로는 어떤  이익이 있는가?

전문가를 양성하고, 전국적으로 수많은 수납정리사들이 활동하고 있다. 일반 가정, 회사, 특수한 공간 등, 마치 요즘 이사할 때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이사가 보편화 되고 있듯이, 정리수납을 체계적으로 필요한 사람들과 배우려는 사람들로 분류된다. 일본엔 ‘정리 의 여왕’이라 칭송받고 있는 곤도 마리에라는 여류명사도 활동하고 있을 정도다.
직장 여성이 늘고 있고, 생활이 점점 전문화 되면서 앞으로 이 새로운 직업군이 각광받을 것이라 추정되고있다. 물론 여성, 남성 모두 필요한 전문직이다. 일반 주부들의 경우 한두 번 정도 정리수납을 받아보면 나중엔 자신 만의 노하우가 쌓일 수도 있다.

정리수납을  전문으로  하는  봉사단이  있다고  들었다.  어떤 봉사를 하며, 수혜자는 어떤 사람들인가?

‘콩알 봉사단’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3 년1월에 시작됐고,천여 명의 단원들이 있다. ‘콩알 한 쪽이라도 나누어 먹자’는 의미의 우리 속담에서 유래 됐다. 정리수납 전문가들이 한 분 한 분 따로 봉사하면 큰힘을 발휘하지 못 하지만 함께모여 봉사하면 사회에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작은 콩알이 후일 킹콩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전문가로서 직업의 도덕적 수준을 높이고 ‘비움과 채움’을 실천하여 ‘나눔’을 행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주거환경 개선, 정리수납 교육, 장애인 생활 코칭, 무료급식봉사, 초중학생, 고등학생 직업멘토링 등이 있다. 집이 깨끗이 정리되어 있다면 낮에 회사에서 힘들게 일하고 돌아왔을지라도 쾌적한 환경에서 스트레스를 시원히 날릴 수 있다. 건강도 덤으로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글/최금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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