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한국 경기 점차 부진"…수출·내수 모두 동력 잃어
KDI "한국 경기 점차 부진"…수출·내수 모두 동력 잃어
  • 박성훈 기자
  • 승인 2019.04.07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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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딜라이트에서 관람객이 반도체 홍보물을 살피고 있다. 

우리나라 생산, 소비, 투자가 전부 악화하면서 경기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올해 들어 수출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데다 내수도 악화하면서 경기 동력이 사라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표한 '경제동향 4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대내외 수요가 위축되면서 경기가 점차 부진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KDI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5개월 연속 경기 둔화 진단을 내리다가 이달 들어서는 '경기가 부진하다'는 문구를 사용했다. 연초 설 연휴 영향으로 증가했던 소비와 서비스업 생산까지 다시 둔화세로 돌아서면서 내수마저 힘을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월 기준 전산업 생산은 마이너스(-) 1.4% 증가율을 보이면서 1월(0.8% 증가)보다 악화했다.

광공업 생산은 수출 주요 품목인 반도체와 자동차 생산 증가폭이 축소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했다. 건설업 생산 또한 전년 동기 대비 10.6% 감소하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서비스업 생산도 설 연휴 효과가 끝나면서 지난해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0%에 그쳤다. 1월 각각 3.2%, 1.2%의 증가율을 보인 도소매업과 교육서비스업이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투자도 꽁꽁 얼어붙고 있다. 2월 기준 설비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26.9% 줄어들며 감소폭이 확대되고 있다. 기계류 투자가 29.1% 감소한 영향이 컸는데 특히 반도체 등 특수산업용 기계는 전년 동월보다 51.2%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운송장비 투자도 20.3% 하락했다.

향후 설비투자 흐름을 알 수 있는 자본재수입액은 지난달 기준 -24.3%의 증가율을 보였다. 반도체제조용장비 수입액은 70.3% 감소해 앞으로도 반도체 산업 설비투자는 부진한 모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건설기성(불변)은 건축과 토목 부문 부진이 계속되면서 2월 기준 10.6% 감소했다. 건설수주(경상)도 -26.6%의 증가율을 보였다.

수출은 넉달 째 감소 중이다. 버팀목 역할을 하는 반도체 수출이 감소하면서 지난달 기준 수출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8.2% 감소했다.

반도체와 석유화학이 각각 16.6%, 10.7% 감소하는 등 대부분 품목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 다만 선박 수출은 5.4% 증가했다.

지난달 들어 수출 감소폭은 2월(-11.4%)보다 축소됐지만 세계교역량 증가율이 낮아지는 등 대외 여건이 불안정한 상황이다.

설비투자 부진으로 자본재 수입이 줄어들면서 3월 수입도 전년 동월 대비 6.7% 감소했다. 무역수지는 52억2000만달러로 흑자폭이 축소됐다.

대외 여건이 악화하면서 수출이 힘을 못쓰고 있는 가운데 내수도 가라앉고 있다.

2월 소매판매는 설 연휴 효과가 끝나면서 전년 동월 대비 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월 평균 소매판매도 1.1% 증가에 그쳤다.

경기 둔화가 장기화하고 있지만 고용상황은 비교적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정부 일자리 사업 등 영향으로 2월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26만3000명 늘어났다. 서비스업과 농림어업에서의 취업자 증가가 두드러졌다.

소비자물가는 올해 들어 3개월째 0%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기준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0.4% 상승했고, 근원물가를 나타내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지난달 0.9% 오르는 데 그쳤다.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지수는 동반 하락세가 계속됐다. 현재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1개월째, 향후 경기상황을 전망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9개월째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두 지수가 동반 9개월 연속 하락한 것은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KDI는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수출도 주력 품목을 중심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생산 측면에서도 광공업 생산 부진이 심화하고 서비스업 생산 증가세도 둔화되고 있다. 경기 동행지수와 선행지수의 순환변동치도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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