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돈 주고 산 디지털 콘텐츠가 과연 내 재산일까?
[특집] 돈 주고 산 디지털 콘텐츠가 과연 내 재산일까?
  • 박중하 기자
  • 승인 2019.04.16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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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소유권을 갖는다는 식으로 열띤 홍보 중인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들의 민낯은 과연 어떠할까? 내가 돈을 지불하여 언제든 이용할 수 있더라도 그것이 과연 온전히 내 것인지의 의문은 한 번쯤 가져볼 만한 문제다. 우리가 미처 모르고 넘어가는 디지털 콘텐츠 소유권의 가려진 진실을 3회 연재로 들여다 보기로 한다.
돈을 주고 구입한 전자책, 음악과 영화파일이 과연 내 영원한 자산일까? 우리가 모르는 사이 내가 구이반 디지털 콘텐츠들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지는 않을까?
돈을 주고 구입한 전자책, 음악과 영화파일이 과연 내 영원한 자산일까? 우리가 모르는 사이 내가 구입한 디지털 콘텐츠들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지는 않을까?

 

차례

1. 디지털 자산은 진정한 개인자산일까?

2. 국내외 디지털 자산 처리의 문제점과 사례

3. 디지털 자산은 허상일까?

"어? 내가 듣던 음악파일이 몽땅 사라져 버렸어!" 좋아하는 음원을 돈주고 구입해서 온라인 플레이리스트에 담아두고 듣던 김모씨는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하드디스크에 다운로드 해두기 번거로워서 스트리밍으로 듣고 지냈는데, 파일들이 모두 사라져 버린 것이다. 더욱이 '이 음악파일은 더 이상 서비스되지 않는다'는 경고문이 덜렁 모니터 한 가운데에 떠있을 뿐이었다. 황당할 수밖에.
그런 일이 있겠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같은 경우는 늘 있어왔고 또한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디지털 에셋, 즉 돈을 내고 디지털 콘텐츠를 구입했을 때 그것은 자산으로서의 의미를 부여받게 된다. 하지만 가만히 그 구조를 들여다 보면 그게 아니란 거다. 예를 들어보도록 하면 이러하다. 어떤 음원 저작권자가 해당 사이트에 음원 파일을 등록하고 일정 기간 동안 이용료를 내고서 수수료를 받았다고 한다면 당연히 '유효한' 콘텐츠로서의 가치를 지녔다고 볼 수 있다. 이때 누군가 이 해당 콘텐츠를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다운로드 했다면 당연히 그 가치가 구매자에게 전해지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두 가지 상황이 문제가 된다. 즉 다운로드 했던 스마트폰이나 PC 를 새것으로 바꿨을 경우 이를 다시 받고자 했을 때 만약 저작권자가 등록한 콘텐츠가 이용기간이 만료되었거나 임의로 삭제한 경우 사용자는 동일한 파일을 다시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그 소유권이라는 것이 해당 서비스에 가입되어 있을 때에만 유효하다는 것이다.

한편 아날로그의 시각에서 바라본다면 완전히 판이한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어떤 콘텐츠를 돈 주고 샀다면 말 그대로 물리적인 자산을 갖게 된다. 그 자산은 어떤 방식으로든 변형과 가공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제 3 자에게 권리를 이양하는, 즉 판매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자산'은 역시 아날로그의 환경에서만 가능한 게 아니냐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사실 옳은 이야기다. 디지털은 물리적인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고전적인 의미에서의 재화 혹은 재물로 판단되기 곤란하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감가상각의 단점을 갖지 않는 대신에 환금성이 미흡하고 적용되는 환경에 따라 유효하거나 아예 불능인 상태가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실제 생활 속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당장에 난리가 날 것이다. 주식투자도 아니면서 밤새 내 재산이 먼지처럼 사라진다는 황당함을 받아들이기란 어려운 일일테니까. 

우리가 피부로 느끼지 못 할 뿐이지 실은 이같은 ‘황당한 사건’은 지금 이 순간에도 쉼없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 있었던 유사한 사건을 예로 들어보자. 며칠 전 마이크로소프트는 불쑥 보도자료를 통해 자사의 디지털 스토어 전자책 카테고리를 폐쇄하겠다고 발표했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소프트웨어와 앱들은 스토어 프론트에서 여전히 구매가 가능한 상태지만 유독 전자책 관련 메뉴는 사라져 버렸다. 더욱이 사용자들은 내 돈을 지불하고 전자책을 구입해서 읽고 있었다고는 하지만 더이상 전자책을 읽을 수 없게 되었음은 물론 2019년 7월 이후에는 수년 전에 구입한 전자책 마저도 읽을 수 없게 된다. 물론 마이크로소프트는 모든 전자책의 구매 이력을 통해 사용자들이 지불한 돈을 전액 환불해준다고 했지만 이같은 내용은 궁극적으로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소유권에 관한 중대한 의문을 제기하도록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이는 달리 표현하자면 이제 ‘소유’의 개념이 구체적인 자산을 갖게 된다는 것이 아닌 ‘접근성’을 의미하는 시대가 됐다는 것일지도 모른다. 

‘접근성’이 곧 새로운 개념으로서의 ‘소유’라는 주장을 현실화한 경우는 이미 최근 수년 간 익숙한 느낌으로 사용자들에게 다가온 바 있으며 그 구체적인 형태로서는 스포티파이와 넷플릭스가 대표적이라고 볼 수 있다. 즉 이들 서비스의 경우 마치 ‘소유한 것같은’ 느낌이 들게 하는 ‘다운로드’라는 옵션이 있긴 하지만 이는 그저 네트워크 상태가 좋지않을 경우 비상용(?)으로 쓰라는 의미에서 주어진 기능일 뿐 전통적인 개념의 ‘소유자산’과는 판이하게 다를 뿐더러 무의미하다고 여겨지게 하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나 애플의 경우 자사의 앱스토어를 통해 디지털 콘텐츠를 다운로드 할 경우 이것을 '구입'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앱 내부 결제를 통해 옵션 구매까지 가능하게 해두었다. 돈을 지불한 사용자는 순간 자신의 디지털 자산이 보태졌다고 여길지 모르겠지만 실제로는 아주 복잡한 내막이 숨겨져 있음을 알지 못 한다. 즉 그것은 '구입'이 아닌 라이선스를 취득했다는 의미일 뿐 되팔 수있는 물리적인 자산도 아니거니와 심지어는 저작권을 가진 쪽이거나 서비스하는 쪽에서 일방적으로 사용권리를 중단시키더라도 어떠한 대응을 할 수 없는 장치를 마련해 뒀다는 것이 맹점이다. 이를 두고 국내외에서 이미 유사한 사례들이 발생해 회사와 사용자측이 마찰을 빚기도 했지만 보험회사 약관처럼 복잡한 라이선스 조항에 사용자는 돈을 털리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2회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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