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동안 쓰러지지 않고 살아남은 평생학습 기업인
10년 동안 쓰러지지 않고 살아남은 평생학습 기업인
  • 김수진 기자
  • 승인 2019.05.13 1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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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학당 대표 신기수

숭례문학당 신기수 대표는 우리나라의 척박한 독서교육 시장 풍토에서 10년 동안 쓰러지지 않고 살아남은 평생학습 기업인이다.

그 흔한 정치적 백이나 대기업에서 밀어주는 줄도 하나 없이 오직 독서토론 전문가를 길러내고, 변화하는 교육시장의 미래를 대비하면서 홀로 외롭게 싸워왔다. 운도 따랐지만 맵집이 무진장 좋은 교육가이기도 하다.

토론과 글쓰기를 통해 국민의 소통지수를 높이고, 국가 지식총량을 높이는데 혼신을 바친 신 대표를 만났다. 많은 교육생들에게 지식 인큐베이터 역할을 해온 서울 숭례문 옆에 자리 잡은 그의 사무실은 그리 넓은 편은 아니었지만 광장 같았고, 인터뷰를 마칠 때 쯤 기자의 입에서 우리나라에 이렇게 좋은 회사가 있다는 게 행복하다는 말이 저절로 터져 나왔다.

숭례문 학당은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독서토론과 글쓰기를 중심으로 한 우정과 환대의 공부공동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문학을 기반으로 하는 독서공동체이자, 공부와 놀이, 그리고 운동을 하는 도심 속 문화 아지트입니다. 회원이 현재 5천명 정도인데요. 150여 개의 모임, 강좌가 진행되는데, 이 중에서 60% 이상이 온라인으로 진행됩니다. 제주 같은 지방은 물론이고, 모스크바, 파라과이, 세부 같은 해외에서도 참여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숭례문 학당 10년 역사 가운데 가장 좋은 프로그램으로 꼽고 싶은 것이 있다면.

가장 핵심적인 강좌는 독서토론 리더과정입니다. 저희 학당이 성인들을 위한 독서토론 모델을 처음으로 개발했다고 할 수 있는데요. 2010년에 서울문화재단과 함께 책 읽는 서울사업의 일환으로 서울 시내 공공도서관 80여 개를 대상으로 독서동아리 활성화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그 이후에 독서동아리 붐이 일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요즘 독서모임은 이전처럼 모임 진행자가 세미나 형식으로 일방적으로 진행하거나, 주부들의 수다 모임으로 그치지 않도록 모임의 운영자가 객관적인 관리자, 즉 코디네이터로 모임을 진행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학당에서 성북구청과 함께 올해 8년 연속으로 <독서토론 아카데미>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매년 50여 명이 넘게 참여합니다. 서울경기의 경우에 웬만한 도서관과 교육청에서는 저희 학당의 독서토론 리더 양성 프로그램을 도입했다고 보시면 되는데요. 경기도 평생교육국 도서관정책과와 함께 3년째 <독서 동아리 운영자 양성과정>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자체의 경우에는 건강한 교양시민을 양성하는 사업을 진행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2010년 이후 지금까지 4주차 이상의 독서토론 리더과정을 수료한 분들이 도합 1만명에 육박합니다.”

회사 위치 때문에 덕을 보는 것도 있을 것 같은데요.

서울역 근처다 보니 사통팔달의 교통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지방에서 KTX를 타고 주말마다 오가는 사람도 있구요. 더구나 국보 1호 숭례문 옆에 있는데다 상징성이 있다 보니, 학당에 대한 인식력과 각인력이 있습니다. 학당이 공유의 정신을 바탕으로 토론을 중심으로 하니까 중앙 집권형 구조가 아니라 거미줄 같은 네트워크형, 공유형으로 구축하고 있습니다.”

독서토론과 조직의 소통향상의 상관성에 대해 여쭙고 싶습니다.

소통은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해야 하는데, 우리 사회가 대화조차 제대로 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느 개그프로그램 코너 제목처럼 대화가 필요해인데요. 커뮤니케이션의 핵심 수단은 말과 글입니다. 그런데, 말이 잘 통하지도 않고, 글은 더 통하지 않습니다. 모두가 자신의 이야기만 하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지 않습니다.

사회학자 엄기호의 표현을 빌리자면, ‘사적 푸념만 넘치고, ‘공적 담론이 없습니다. 독서모임이 푸념에서 벗어나 담론으로 올라설 수 있는 정신적인 놀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각자의 상처와 입장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지만, 종국에는 공통의 담론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독서모임의 운영자를 교육하고 있습니다.”

기업이 발전하려면 해당기업에 독서토론 모임을 장려해야 할터인데요.

조직에서 회의만 하면 다들 꿀먹은 벙어리가 되는 이유가 회의를 주재하는 사람이 일방적으로 전달하거나 지시하는 데에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토론형으로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창의적인 생각도 나오고, 상상력도 발휘됩니다.

토론을 통해 조직원들의 고민과 취향, 가치관과 인생관을 나누다 보면 조직의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하게 소통됩니다. 들뢰즈식으로 말하자면, 조직이 수목형조직에서 리좀형조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 지난 세기까지는 대량생산 공장식 조직이다 보니 속도와 효율의 수직적 지시명령 문화가 통했지만, 21세기에는 다품종 소량생산 조직으로 창의력과 상상력의 수평적 토론문화로 운영되지 않으면 경쟁력이 없습니다. 청년실업 시대에 바늘구멍을 통과해 들어간 직장에서 벌써 퇴사를 고민하는 20-30대 자유로운 젊은 친구들이 많습니다. 기존 조직의 50-60대 사고로는 이들을 조직화하기도 힘든 실정입니다.

커뮤니케이션의 다른 부분, 글쓰기는 더 필요합니다. 지혜의 정수를 사고와 모색을 통해 정리해낼 수 있어야 하는데, 글쓰기 방법론을 익히는 데에도 아직은 서투르고, 깊이 있는 자기 탐색과 자기 발견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조직커뮤니케이션 활성화는 회의문화 혁신과, 새로운 차원의 수평적 리더십 향상 프로그램이 필요한데, 저는 독서토론 리더과정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독서토론을 하기 위한 논제발제 능력이 문제발견 능력이고, 이슈제기 능력이고, 아젠다세팅 능력입니다. 앞으로의 리더는 카리스마형 보스가 아니라 파트너형 서번트 리더십, 즉 코디네이터여야 합니다.

국민의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 독서운동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맞습니다. 먹고사는 게 팍팍해서 언제 책을 읽을 시간이 있냐고 하지만, 이제는 먹고살 정도는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은 삶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하는데요.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으면 행복해진다는 말처럼 자본의 유혹이 많을수록 정신의 가치를 다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책을 읽는 건 그래서 필요하고, 그걸 혼자만의 유희나 공부로만 끝내지 말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토론, 수다)하면서 삶으로 승화하는 게 필요한 듯합니다. 독서동아리가 마을공동체의 기본이라고 제가 주장하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입니다. 독서가 혼자서 지식 축적을 하는 개별활동이 아니라 함께 공적 담론을 생산하는 사회적 활동이어야 합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 누구와 살 것인가를 함께 고민하는 일이죠.”

혹시 독서를 많이 하는 해외 선진국의 사례가 있습니까?

전세계에서 책을 가장 많이 읽는 나라는 스웨덴입니다. 유럽연합 27개국의 15세 이상을 대상으로 유럽위원회가 조사한 유로바로미터-유럽의 문화활동’ 2013년 보고서에 따르면 스웨덴 국민의 연평균 독서율(1년간 1권이라도 책을 읽은 사람의 비율)90%로 세계 1위입니다. 그 다음은 네덜란드 86%, 덴마크 82%, 영국 80% 등의 순입니다. 공공도서관 이용률도 74%로 역시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참고로 같은 해 한국의 독서율은 73%, 공공도서관 이용률은 32%입니다.

스웨덴의 공공도서관은 만민교육이라는 굳건한 전통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20세기 초 노조와 정당을 중심으로 민주사회를 이끌어갈 시민 교육 차원의 학습동아리 운동이 크게 일면서 생겨난 작은 도서관들이 전국적인 공공도서관 체계로 발전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국민의 독서운동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스마트폰과 유투브 등으로 젊은 세대들의 텍스트 수용능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습니다. 토론을 통해서 학습의욕을 키우는 것이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강의를 하면 아무리 잘해도 자꾸 들으면 잔소리가 되고 졸음이 오는데, 참여형 토론을 하면 너무 생동감이 넘칩니다. 생각지도 못한 암묵지가 튀어나오기도 하고, 평소에 누적, 잠재됐던 의식의 저 밑바닥에 있던 것들이 떠오릅니다. 토론식 공부는 세렌디피티(Serendipity), 우연한 조우가 일어나는 설레는 경험이죠. 토론하면서 재미가 없거나 조는 경우는 없습니다. 토론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도록 일방적으로 운영하지 않는다면요.”

독서 선진국이 되기 위해 정부정책에 바라고 싶은 것은?

사실 출판이 살아야 독서운동도 탄력을 받지 않을까 합니다. 현재 출판시장이 너무 생존에 급급해 출판사마다 각자도생을 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출판계가 중지를 모아야 되고, 문화체육관광부는 예산을 마련해서 우수 도서에 대한 장기적인 구매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추곡수매처럼 출판수매를 하는 것이죠.

독서 선진국이 되자면, 암기 위주의 입시교육이 바뀌어야 하는데, 그 부분은 여기서 논할 상황이 아니고, 그 부분을 차치한다면 학부모님들이 명문대 중심의 교육, 암기형 인재에 대한 미련을 버려야 합니다. 독서와 토론, 글쓰기로 창의적인 인재로 키우는 데 믿음을 가지는 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자신감을 갖는 데에는 부모님 자신이 독서의 유익과 가치, 효과를 직접 체험하지 않고는 확신을 가지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에게만 공부를 시키고, 자신은 공부하지 않는 부모는 좋은 부모가 될 수 없습니다. 교육적 효과도 크지 않구요.

요즘 독서 운동하는 업체와의 연대도 고려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철학을 중심으로 8년 정도 이어온 인문학공동체, 문화일보 기자 출신의 김종락 대표가 이끄는 대안연구공동체와 수원에 있는 거리의 인문학자 최준영 대표가 운영하는 책고집’, 그리고 숭례문학당 3단체가 협업해 새로운 형식으로 인문학 독서 공동체 협의회구성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각 조직이 그간 쌓은 노하우와 가치, 정신을 하나로 모으고, 공유하는 방안을 논의 중입니다.”

국내외에서 숭례문 학당의 롤 모델기업이 있습니까?

초기에 고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와 고전평론가 고미숙 선생님이 참여한 수유+너머를 참고했습니다. 요즘은 출발한 지 3년 된 트레바리라는 회사가 최근에 소프트뱅크벤처스로부터 45억원을 포함해 5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는데, 좋은 징조라고 생각합니다. 책이라는 가치, 문화자본에 대한 인식 개선이라고 할까요? 물론 20-30대들의 커뮤니티 서비스에 대한 확장성에 가치를 둔 것이겠지만, 책을 비롯한 문화콘텐츠는 누구에게나 가치가 있고, 선망하는 분야라는 걸 보여준 결과라고 보거든요.”

숭례문 학당 미래 10년의 청사진을 좀 그려주세요.

작년 111일이 10주년이었는데요. 올해에 새로운 10년을 위해 코넥교육연구소(Connec Institute of Education)’를 설립했습니다. 이곳에서는 연결(Connection)을 통해 융합의 가치를 실현하고자 합니다. 대화와 토론을 통해 사람과 연결되는 구조입니다. 구체적인 사업으로는 학교수업이나 연구모임 등에 토론학습 과정을 기획하고 디자인하는 일입니다. 팀빌딩의 과업을 수행하거나 조직의 아이디어 회의 등에 브레인스토밍과 토론의 결합을 시도하고, 연구와 토론이 필요한 협업의 현장에 쓰일 학습모델을 개발하는 일입니다.

그밖에도 공부공동체로 출발했지만, 공동체주택으로 주거와 생업도 가능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할 계획도 세우고 있습니다. 제가 농담처럼 활빈당의 현재적 재현을 하고 싶다고 하는데요. 21세기형 산채를 구축하는 것이죠. 퇴근하고, 또 휴일에는 공유 카페에서 대화하고 토론하고, 영화도 보고 하는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이건 자연스럽게 도농복합 모델이 될 수밖에 없는데요. 서울에서 너무 멀지 않은 곳에 후보지를 물색 중입니다. 남북화해 통일시대를 대비해 강화도 정도가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병자호란, 신미양요, 강화도조약으로 이어지는 역사적 사건에서 보듯 외세의 침탈을 받은 곳이기도 하고, 조선시대에는 연산군을 비롯해 왕족들의 유배지로서 아픈 역사를 품고 있는 문화학습의 현장으로 맞춤한 곳이라 생각합니다. 영어마을처럼 독서마을을 조성해 학기제나 학년제, 주말반 등을 운영하는 것도 기획 중입니다.

독서대학의 형식으로 발돋움할 수도 있고, 건축학교 등으로 확장도 가능합니다. 그밖에 음악이나 미술, 영화 클래스를 개설하는 방식도 있습니다. 그리고, 북한이 바로 인접해 있으니 평화와 생명을 가치로 하는 생태학교 등으로 확장할 수도 있구요.

개인적으로 뭉쳐야 뜬다여행 프로젝트도 기획 중인데요. 미술, 건축, 사진, 역사, 문학 등 전문가들과 함께 유럽 테마여행을 기획 중입니다. 문화예술을 즐기는 사람만이 풍요로운 노후를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질문으로 들어가죠. 어떻게 해서 숭례문 학당을 설립하게 되었습니까.

대기업 홍보팀에서 5년 정도 근무했었는데요. 90년대 중순이었는데, 노사간 대화와 타협의 문화가 너무 열악했습니다. 이후에 벤처기업에서 3-4년을 근무하면서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보람있게 할 좋아하는 일은 무엇인가고민하다 책과 함께 하는 삶, 그것도 누군가의 인생을 뒤바꾸는 그런 터닝포인트의 계기를 마련해주고 싶었습니다. 현재 학당에 새로운 삶을 모색하는 충전소 이자 놀이터, 발전소이자 해방구, 아지트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또 기업이나 조직문화를 기존의 수직적 구조에서 수평적 문화로 바꾸는 데도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신기수 대표님 연령, 출신고향, 전공, 어떤 성향을 지니신 분이시죠?

“68년생이니 현재 52세이고, 경북 의성이 고향입니다. 고등학교 때 대구로 유학을 한 셈이고, 경북대학교 공법학과 87학번입니다. 내향적인 편이고 논리적인 타입입니다. MBTI 성향 유형 검사를 해보니, ISTP로 나오는데요. 제 인생의 신조가 두루두루 얄팍하게입니다. 말하자면, ‘오지라퍼인 셈인데, 여러 분야와 사람들을 연결시키는 게 너무 재밌고, 보람 있습니다.

개인적인 취미는 무엇입니까.

최근에 사회인 야규를 시작했습니다. 잔디구장에서 투수로 등판하는 게 꿈이었는데, 올해에 실현할 것 같습니다. 50이 넘어서 시작한 셈인데, 2년동안 피트니스 센터에서 재활, 근력운동을 한 게 다치지 않고 운동을 할 수 있는 바탕이 된 거 같습니다.”

대표님만의 스트레스를 푸는 비결이 있습니까?

운동을 합니다. 야구든 근력운동이든, 달리기든 하다 보면 땀이 흐르고 스트레스도 날아갑니다. 달리기는 3킬로 정도 15분 내외로 달리는 정도이고, 이제 봄이니 달리기도 시작할 생각입니다.”

독서기업 10년은 일반 제조업분야 기업 100년과 맞먹는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만큼 힘든 일을 해오셨는데요. 가장 힘드셨던 일은 무엇입니까.

지속가능한 경영, 즉 생존입니다. 학당이 자체 개발한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 비즈니스다 보니, 오랜 세월동안 버티는 게 중요했습니다. 대부분의 인문학 공동체가 3년을 넘기지 못한다고 하는데, 저희는 학당을 애정하고 입소문으로 응원해 주신 분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생색을 내자면, 제가 있는 듯 없는 듯하다 보니 다들 자신들의 색깔로 기여를 해주셨습니다. 저는 크지 않지만 자유롭게 놀 수 있는 마당을 열었고, 많은 사람들이 이 마당에서 잘 놀아주었다고 할까요.”

개인적으로 번뜩이는 영감은 어떻게 받으시며, 구체화하는 과정도 남다르실 텐데요.

대화와 토론입니다. ‘사람책이라는 말처럼 사람과 만나서 대화하면 생각지도 못한 영감이 떠오릅니다. 일의 특성상 사람이 중심이 되는 일이니 대화하다 보면 그 사람의 재능이나 취향에 맞는 역할이 바로 찾아지고, 현장에서 바로 미션을 드립니다. 책도 기획의 보고입니다. 서점이나 인터넷서점의 책들을 살펴보면 트렌드가 보이고, 사람들의 욕구(desire)와 필요(needs)가 보입니다. 책의 목차를 보면서 기획을 떠올리고 설계하기도 합니다.

일상에서 영감을 찾습니다. 특히, 광고 전단지도 허투루 보지 않습니다. 모든 인쇄물에는 그걸 기획한 사람의 의도와 욕망이 있습니다. 어떻게 보여지고 싶은지 그런 게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제대로 전달되었는지 소비자로서 파악해 봅니다. 기획자와 소비자 모두의 입장에 서 보는 셈이죠. 양쪽의 접점을 포착해 내는 게 재밌습니다. 저는 이런 양쪽의 필요와 요구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셈이죠.

내 인생의 책도 좋고, 요즘 감명 깊게 읽으신 책이 있다면.

구태의연하지만, 대학교 1학년 때 본 10권짜리 <삼국지>, 그리고 대하소설 <태백산맥>입니다. 요즘은 예술에세이 <봄 말고 그림>(임지영), <관계를 읽는 시간>(문요한), <유머니즘>(김찬호), <교양수업>(페터 비에리) 등을 아주 인상적으로 봤습니다.”

마지막으로 숭례문학당의 꿈을 설계한다면.

학당을 1인 지식 기업가들의 인큐베이터로 만들고 싶습니다. 평생학습기관으로 자리매김해서, 재취업 재교육 기관으로서도 기능하고 싶습니다. 청년실업도 문제지만, 중년실업의 시대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함께 고민해 보려고 합니다. 시니어들이 웰 다잉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과제입니다.”

<글-사진=이돈성 객원 편집위원>

<글쓴이>40여년 신문 기자 생활을 마치고 최근 자유기고가, 컨설턴트 등으로 활약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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