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式 '선택과 집중'…사업개편 속도 내는 LG
구광모式 '선택과 집중'…사업개편 속도 내는 LG
  • 김수진 기자
  • 승인 2019.07.28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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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그룹 회장

LG그룹이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선택과 집중' 전략 아래 기존 사업을 정리·재편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경쟁력이 없는 사업들을 매각하고 여기서 확보한 재원을 미래 성장 사업에 투자하겠다는 전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계열사 중 수처리 관리·운영회사인 하이엔텍과 환경시설 설계·시공회사인 LG히타치월터솔루션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2010년 수처리 분야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았으나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자 과감한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은 지난해 6월 회장직에 오른 뒤 1년여 동안 그룹의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해왔다. 특히 구 회장은 그동안 변화하는 시장에 대한 선제 대응을 강조해왔으며 최근 이사회에서도 "전략적으로 육성할 사업에 집중하자"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사업 재편의 일환으로 지난 2월 LG전자는 LG화학, ㈜LG 등과 함께 출자한 연료전지 회사인 'LG퓨얼셀시스템즈'를 청산하기로 했다. 연료전지 사업을 접고 전기차 배터리와 전자 계열 전장부품 사업에 집중한다는 결정이다. 더불어 LG전자는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MC(스마트폰)사업본부의 국내 생산을 중단하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도 자동차용 올레드(유기발광다이오드, OLED) 조명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일반 올레드 조명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LG화학도 정보전자소재 사업부문 중 LCD용 편광판과 유리기판 사업을 팔기 위한 매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대신 LG그룹은 미래 성장 산업 추진을 위한 조직 개편과 집중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먼저 자동차용 전장사업 추진을 위해 LG전자는 오스트리아의 차량용 조명업체인 ZKW를 인수했으며, LG화학은 미국의 자동차용 접착제 제조사인 유니실을 인수했다. 더불어 LG화학은 2024년까지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 10조원 이상을 투자해 배터리 자동차 전지사업의 매출 비중을 50%(약 31조원)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올레드 디스플레이 사업 확장을 위해서도 대규모 투자도 진행됐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3일 파주 올레드 공장에 3조원을 추가로 투자해 생산 설비를 늘린다고 발표했다. 2015년부터 시작해 LG디스플레이가 올레드 생산설비에 투자한 금액만 약 10조원에 달한다. 더불어 LG화학도 LCD(액정표시장치) 관련 사업을 정리하는 대신 미국의 듀폰으로부터 솔루블 올레드 재료 기술을 인수하기도 했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지난 1월 신사업 추진을 위해 50곳 정도의 기업을 인수·합병 리스트에 올려두고 지켜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LG가 신성장 사업 추진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추가적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황이다.

 

 

 

 

LG전자 여의도 사옥

 

 

다만, 공격적인 사업재편 노력에도 불확실성이 높아진 대내·외 여건들로 인해 LG의 노력이 어떤 성과로 나타날지는 아직 쉽게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촉발된 글로벌 경기 둔화가 주요 사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최근 불거진 한·일간의 무역전쟁 조짐이 확산되면 피해가 불가피하다. 또 주요계열사의 사업이 침체기에 직면한 것도 사업 전환기에 LG가 맞이한 악재 중 하나다.

이런 악조건들은 당장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OLED 패널을 생산하는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시장 둔화의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에만 5000억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냈다. LG화학도 석유화학 시황의 침체로 올해 2분기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60%가량 줄었으며 전지 부문은 1280억원에 영업손실을 냈다. LG전자의 경우에도 백색가전을 제외한 스마트폰, TV 부문에서 저조한 성적을 내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만 41세의 젊은 오너인 구 회장이 원로 경영진들을 이끌고 변혁을 끝까지 밀어붙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불식되지 않은 상태다. 사업재편이 성과를 내지 못하거나 내부에서 불협화음이 생긴다면 곧바로 리더십에 상처가 생길 수 있다. 구 회장의 숙부인 구본준 전 LG그룹 부회장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LG의 지분을 매각하고 다른 계열사 지분을 매입해 계열분리를 시도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내부적인 리스크 중 하나다.

한편, LG그룹은 비핵심 사업을 매각한데 이어 일감몰아주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LG전자가 보유하고 있는 LG CNS의 지분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85%인 지분을 49% 이하까지 낮추기 위해 35% 이상의 이분을 판매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로써 1조원에 달하는 현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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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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