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으로 돌아온 배우 정해인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으로 돌아온 배우 정해인
  • 최정아
  • 승인 2021.03.06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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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연하남’ 정해인이 타임머신을 탄듯 20년 전의 사랑 풍속도를 그려낸다. 추억 속에 남겨진 음악을 바탕화면으로 깔고 이뤄질 듯 못 이룰 듯 안타깝게 진행되는 11 년의 사랑 이야기를 ‘현재 진행형’으로 연기하게 된다. ‘누나들’이 늘 곁에 두고픈 ‘남동생’에서 연애에 풍덩 빠지고 싶게끔 하는 ‘남자’로 거듭나게 될 배우 정해인을 만났다.

지난해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이하 '밥누나')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정해인. 싱그럽고 건강한 이미지의 ‘국민 연하남’ 타이틀을 넘어 부드럽고 친근한 이미지의 ‘국민 남자 친구’ 타이틀에 도전한다.

 ‘유열의 음악앨범’(정지우 감독)은 가수 유열이 동명 라디오 프로그램을 처음 방송한 그 날, 1994년 10월 1일 처음 만난 미수와 현우의 11년에 걸친 엇갈린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정해인은 극 중 녹녹치 않은 현실에도 불구하고 맑은 웃음을 간직한 청년 현우역을 맡았다. 호흡을 맞춘 미수 역에는 김고은이 활약했다.

‘유열의 음악앨범’은 ‘정해인표 멜로’를 제대로 보여준다. 기적처럼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하는 청춘의 뜨거운 사랑을 때로는 현실적이게 때로는 환상처럼 그려냈다.

 

‘밥누나’가 종영된 직후, 지난해 9월 크랭크인했다.

‘밥누나’에서 보고 배운 것들을 보완해서 빨리 연기하고 싶었다. 작품을 하면서 인간 정해인으로서도 많이 배우고 성장했기 때문에 연기를 쉬고 싶지 않았다. 매 작품이 끝 날때마다 1회부터 다시 찾아보는 편이다. 내가 무의식 중에 했던 몸짓이나 표정 등을 파악하고 아쉬운 점을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열의 음악앨범’은 그렇게 열심히 만든 작품이다.

 

‘해피 엔드’, ‘사랑니’, ‘은교’를 연출한 정지우 감독의 작품이라 선택했다고.

최근에 연출하신 ‘침묵’, ‘4등’을 재밌게 봤다. 감독 님이 이번엔 오랜만의 멜로라 애착이 각별하셨다. 또 감독님은 모든 배우에게 존칭을 쓰신다. 나는 어떤 일이든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밑바탕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 미팅부터 현장이 행복하겠다고 확신 했다.

 

실제 현장은 어땠나.

한 신 촬영이 끝나면 나는 모니터링하기 위해 뛰었고, 감독님도 내 쪽으로 달려왔다. 견우와 직녀처럼 만나는 상황이 웃겼다. 계속 같이 뛰어다녔다. 하하.

 

김고은과는 드라마 ‘도깨비’에서 짝사랑 상대인 야구부 부원 역으로 호흡을 맞춘바 있다.

‘도깨비’는 2회차 촬영이고 너무 잠깐이었다. 김고은이 대화하기도 힘들 만큼 바쁜 촬영 일정 와중에도, 내 마지막 촬영 날 “언젠가 기회된다면 다시 촬영장 에서 만나자”고 했다. 그 한 마디가 고맙고 따뜻해서 기억에 남더라. 이번에 캐스팅이  확정됐다는 걸 알고, 시나리오를 읽을 때부터 미수 역에 김고은을 대입해서 더 재밌게 읽었다.

 

연달아 실감나는 멜로 작품으로 대중을 만나고 있다. 혹시 지금 연애중인가.

연애는 쉬면 안 된다는 주의다. 김고은과 계속 연애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내 삶과 연기를 연관 짓지 않는다. 상대 배우한테 집중하는 편이다. 멜로 장르는 사랑할 때 느끼는 모든 감정을 표현하는 게 매력인 것 같다. 대신 작품 끝나면  밀려오는 공허함과 허전함이 크다.

 

90년대가 배경이고, 당시 음악들도 많이 나온다. 88년 생의 정해인이 기억하는 90년대는 어떤가.

뭔가 아날로그적인 게 많았다. 휴대전화가 없을 때라 연락을 기다려야 했고, 연락이 끊겼을 때 답답함이 있었다. 6학년 때 이메일 주소가 한창 유행하던 ‘1004’ 로 끝났다. 지금은 안 쓰지만. 그때 MS 도스로 컴퓨터 게임도 했다. 영화에 나오는 윈도95도 기억난다.

 

라디오는 즐겨 듣나.

학창시절 자율학습시간에 몰래 이어폰 끼고 ‘심심 타파’, ‘컬투쇼’를 종종 들었다. 요즘은 이동할 때 FM 93.1 클래식 음악 채널도 자주 튼다. 음악 취향이 나이보다 올드한 편이다. 뉴에이지, 발라드를 즐겨 듣고 이문세, 김광석, 장필순 노래를 좋아한다.

 

극중 미수와 현우는 자존감이 바닥을 치는 경험을 한다. 실제로 그런 경험이 있나.

촬영장에서 자존감이 떨어진 적이 많다. 아무래도 연기가 안 될 때 자존감이 흔들린다. 인간 정해인이 흔들리면 버틸 수 없다. 자존감을 회복하는 원천 역시 가족이다. 영화 속 현우와 미수가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 자존감이 바닥을 친 상황에서 상대방을 대하는 태도를 봐 달라.

 

배우로서 스스로를 다지는 생각이 있나.

연기 실력이 뛰어난 친구들이 너무 많더라. 나는 한참 부족하고 갈 길이 멀구나. 그걸 깨달았기에 나에게 온 행운을 유지하려고 그동안 더 많이 노력한 것 같다. ‘나태해지지 말자, 나 스스로에게 책임을 지자’ 하며 항상 다짐한다. 그게 가장 중요한 게 아닐까.

 

글/최정아, 사진제공/FNC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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