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드는 금리인하' 韓경제 올 2.0%성장 넘을까
'고개드는 금리인하' 韓경제 올 2.0%성장 넘을까
  • 박성훈 기자
  • 승인 2020.02.09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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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한발(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우리나라 경기 개선 기대감을 꺾고 있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 세계 경기 둔화와 함께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올해도 지난해처럼 2.0% 안팎에서 고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근(SARS·사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때처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내려 경기 부양에 방점을 둬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만 현재 기준금리도 사상 최저 수준이어서 금통위가 인하 카드를 쉽게 꺼내들긴 힘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 사태의 진정 여부가 오는 27일 열리는 금통위 2월 정례회의 분위기를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신종 코로나, 소비·생산·수출 모두에 타격

신종 코로나 사태가 소비, 생산, 수출 모두에 타격을 줘 실물경제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월20일 국내 첫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직후 관광업에선 예약이 절반 이상 취소됐다. 음식숙박업은 물론 영화관, 쇼핑몰에 이르기까지 휑한 모습을 보이며 소비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확진자가 다녀간 롯데백화점 본점이 방역을 위해 사상 처음으로 일시 폐쇄한 사례는 신종 코로나에 대한 공포감을 여실히 보여준다.

자동차 등 일부 산업은 당장 생산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중국에서 조달하는 부품이 부족해 지난 7일부터 국내 공장 대부분의 가동을 멈췄다. 기아차도 10일 생산을 중단한다. 신종 코로나 사태로 중국 현지 부품 공장의 휴일이 길어지며 중국산 부품이 공급되지 않은 결과다. 그 외 중국에서 공장을 가동 중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포스코 등은 비상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수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신종 코로나 진원지인 중국은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은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25.1%, 수입의 21.3%를 차지했다. 신종 코로나로 중국 경기가 꺾이면 수출 의존도가 큰 우리나라도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중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간과할 수 없다. 세계 GDP(국내총생산)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6.3%다. 이는 사스 당시 4.3%였던 것에 비해 4배 가까이 커진 규모다. 세계무역에서의 비중도 5.5%에서 12.0%로 확대됐다.

 

 

 

◇중국발 악재에 세계 경기 둔화 우려…韓은 치명타

해외 주요 기관은 신종 코로나 사태 이후 중국의 GDP 성장률을 줄줄이 낮췄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중국 성장률이 기존 전망보다 1.2%p(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 전망이 현실화하면 6% 안팎의 중국 성장률은 4%대로 내려앉는다. 씨티은행은 중국 GDP 성장률을 5.8%에서 5.5%로, EIU는 5.9%에서 4.9~5.4%로, 맥쿼리는 5.9%에서 5.6%로, UBS는 6%에서 5.5%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중국의 부진은 세계 경기를 끌어내린다. 바클레이스, JP모건, 모건 스탠리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2~0.3%p 내렸다. 특히 골드만삭스는 "신종 코로나 확산에 따른 수요와 공급 충격은 수개월간 아시아 무역에 부정적 파급효과를 미칠 것"이라며 "특히 지역 공급체인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대만의 무역에 하방압력이 가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소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는 "신종 코로나로 중국에 이어 홍콩, 한국, 일본 순으로 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전망이 현실화하면 우리나라 성장률 하향은 불가피하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020년 우리경제의 중국 리스크 점검'에서 중국 GDP가 1% 떨어지면 한국은 그 여파로 1분기 GDP는 0.2%, 수출은 0.5% 각각 줄어들고 그 효과가 4분기 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추정했다. IMF(국제통화기금)는 중국 GDP가 1%p 내리면 주변 아시아 국가들의 성장률은 최대 0.3%p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JP모건은 이미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2.3%에서 2.2%로 0.1%p 낮췄다. 특히 1분기에 -0.3% 역성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은, 오는 27일 기존 2.3% 경제성장률 낮출까

한은은 오는 27일 신종 코로나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을 반영한 수정경제전망을 발표한다. 지난해 11월 한은은 올해 성장률을 2.3%로 전망했다. 한은은 성장률 전망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국내외 확진자 수, 확산 속도 등을 고려해 신종 코로나 기본 시나리오를 구성하고, 이를 전제로 영향을 분석 중이다. 한은은 신종 코로나가 국내에 영향을 미친 게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점을 감안해 카드승인액 동향 등을 대리지표 삼아 업종별 충격을 두루 살피고 있다.

지난해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경제성장률(2.0%)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 신종 코로나가 우리 경제를 덮치자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선제적으로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는 27일에는 올해 두 번째 금통위 정례회의가 열린다. 시장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 발생 전부터 올해 한차례 금리인하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신종 코로나가 경기 하방요인인 건 분명해 전문가들은 인하 시기가 앞당겨질지 관심을 두고 있다.

과거 감염병 사태가 발생했을 때 소비 위축을 막기 위해 금통위가 금리를 내린 선례가 있다는 것도 금리 인하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JP모건은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통위는 사스 사태 때인 2003년 5월 당시 기준금리인 콜금리를 4.25%에서 4.0%로 내렸다. 또 메르스가 발생한 2015년 6월에는 기준금리를 1.75%에서 1.5%로 조정했다.

그러나 현재 기준금리는 역대 최저치인 연 1.25%다. 과거보다 운신의 폭이 좁은 상태여서 금통위가 금리인하에 신중할 것이란 관측이 아직은 우세하다. 게다가 금통위가 지난달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부동산 등 금융불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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