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뉴삼성'…안정 속 세대교체로 '초격차' 노린다
이재용 '뉴삼성'…안정 속 세대교체로 '초격차' 노린다
  • 박성훈 기자
  • 승인 2020.12.02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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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출장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 오전 서울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2일 발표한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강조하는 '성과 보상'과 '초격차' 원칙이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故) 이건희 회장 장례식을 마친 이후 이 부회장 체제에서 진행된 공식적인 첫 사장단 인사에서 김기남 부회장, 김현석 사장, 고동진 사장 등 기존 대표이사 3인을 유임하는 안정을 취했다. 일각에서 제기됐던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은 발표되지 않았다.

그러면서 "성과가 있는 곳엔 보상이 따른다"는 대원칙을 공고히 하면서도 핵심 사업부인 반도체 분야에서 조직개편과 세대교체를 통한 초격차 전략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이 부회장의 의지가 읽힌다.

또 삼성전자 자회사로서 핵심 부품 사업인 디스플레이 부문을 담당하는 삼성디스플레이도 2명의 사장 승진자를 배출하며 퀀텀닷을 앞세운 미래기술 역량 강화에 힘을 실었다.

이날 삼성전자는 신규 사장 승진자 3명과 위촉업무 변경 2명 등 5명 규모의 2021년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이번 사장단 인사는 지난 10월 고 이건희 회장 장례식을 치른 이후 공식적인 총수가 된 이 부회장이 자신만의 '뉴삼성' 색채를 담아 내놓은 것으로 꼽힌다.

 

 

 

 

이재승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 사장(삼성전자 제공)

 

 

올해 승진자 규모는 지난해 4명보다 1명 줄어들어 쇄신 폭이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엇보다 이 부회장은 3년째 삼성전자 대표이사직을 수행하고 있는 김기남 DS부문장, 김현석 CE부문장, 고동진 IM부문장 등 기존 대표이사 3인을 재신임하며 현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승진자 면면을 살펴보면 성장과 혁신을 이끈 인재에 대한 철저한 보상과 더불어 핵심 비즈니스인 반도체 분야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세대교체 인사라는 원칙이 확인된다.

우선 이재승 생활가전사업부장은 삼성전자 창립 이래 최초로 생활가전 분야에서 '사장' 타이틀을 달게 됐다. 지난 1월 신임 사업부장으로 선임된 지 1년도 지나지 않아 사장단에 합류한 것이다.

올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생활가전 사업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와 달리 '펜트업' 수요가 폭발하며 미국과 아시아 등에서 실적을 크게 개선한 공로가 크다.

나머지 2명의 승진자는 모두 반도체 부문에서 나왔다. 이정배 D램개발실장이 신규 메모리사업부장으로 선임됐고, 최시영 메모리제조기술센터장은 사장 승진과 동시에 파운드리사업부장에 낙점됐다.

새로운 사업부장 인사를 내면서 삼성전자는 진교영 사장, 정은승 사장의 위촉 업무는 바꿨다. 진교영 사장의 경우 삼성SDS 대표로 자리를 옮긴 황성우 사장이 맡았던 종합기술원장으로 이동한다. 진 사장은 메모리를 포함해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 선행 연구개발(R&D)을 책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이재승 생활가전사업부장(왼쪽부터)과 이정배 D램개발실장, 최시영 메모리제조기술센터장 등 3명을 사장으로 승진하는 2021년도 정기 사장단 인사를 2일 단행했다. (삼성전자 제공)

 

 

아울러 삼성전자는 DS부문에 CTO(최고기술책임자) 자리도 신설하며 정은승 사장을 보임했다. 정 사장은 반도체 공정개발 전문가로 선행 연구역량 강화에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된다. 진 사장과 정 사장은 각각 2017년부터 사업부장직을 수행해왔기 때문에 '세대교체' 차원에서 인사가 이뤄진 것으로 꼽힌다.

특히 정 사장이 CTO 자리에 앉으면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힘이 커졌다는 평가다 나온다. 이는 사장단 숫자 면에서도 삼성전자 3대 사업부 중에서 가장 큰 규모를 갖추게 됐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DS부문장인 김기남 부회장 아래로 메모리·시스템LSI·파운드리 등 3대 사업부장과 CFO(최고재무책임자) 등 5명의 사장단이 있었다.

그러다가 올해 CTO 자리가 신설되며 사장단이 6인으로 늘어난 것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반도체 기술 경쟁력 강화에 더욱 힘을 실어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133조원을 투자해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이 부회장의 '반도체 비전 2030'을 실현하기 위해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된 최주선 사장(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아울러 삼성전자 자회사로서 반도체와 함께 DS부문의 또 다른 한축을 맡은 삼성디스플레이에서도 2명의 사장 승진자가 나왔다. 올초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을 맡다가 퀀텀닷(QD)을 앞세운 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을 맡게 된 최주선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함과 동시에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된 것이다.

아울러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분야 전문가인 김성철 중소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삼성디스플레이는 대형 부문에서 퀀텀닷, 중소형에서 OLED를 앞세운 핵심 사업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재계 일각에서 제기됐던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 인사는 발표되지 않았다. 당장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파기환송심과 경영권 승계의혹 재판 등의 사법 리스크가 남아있어 급하게 회장 타이틀을 달 필요가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사법 리스크 등의 불확실성이 있지만 코로나19와 미중 무역분쟁 지속 등의 대외 우려 속에서 신임 사장단 인사를 통해 안정 속 세대교체를 통한 핵심 사업부 경쟁력 강화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기술개발 전략을 점검하기 위해 충남 온양사업장을 방문, 반도체 생산 라인을 살펴보기 앞서 설명을 듣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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