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디지털손보 도전', 보험업계 위기감 고조…'디지털 속도전'
카카오 '디지털손보 도전', 보험업계 위기감 고조…'디지털 속도전'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1.01.20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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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인터넷전문은행과 간편결제시장 진출에 이어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까지 추진하면서 기존 보험사들의 위기의식이 높아지고 있다. 보험업계는 대면으로 만나 장기계약을 체결하는 데 집중해 온 특성상 금융권에서 비대면화가 가장 느린 업권으로 평가돼 왔다. 그러나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가 각각의 업권에서 어떻게 자리를 잡았는지 지켜본 보험사들은 더이상 안심할 수 없다고 보고 올해 초부터 비대면 상품과 서비스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손해보험은 지난 18일 보험사 직원을 만나지 않아도 비대면으로 합의하고 보험금을 즉시 수령할 수 있는 시스템을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보험 약관상 지급기준에 의해 산출된 보험금을 피해자에게 안내하면 피해자는 URL을 눌러 이를 확인한 뒤 본인인증을 거쳐 합의에 동의하는 방식이다. 당장 합의하지 않더라도 언제든 합의 의사가 생기면 같은 방식으로 간편하게 보험금을 즉시 입금받을 수 있다.

최근 NH농협손해보험은 카카오페이와 비대면 전용상품 '(무)2040NH 3대진단비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휴대전화, 신용카드를 통해 본인인증하는 것은 물론 카카오페이 인증을 통해서도 가입할 수 있다. 보험료도 카카오페이로 납부할 수 있다.

KB금융지주에 편입된 푸르덴셜생명도 담당 설계사가 고객에게 '옴니 청약서'를 전송하면, 문자메시지(SMS)나 카카오톡으로 청약서 링크가 전달되는 방식의 서비스를 도입했다. 비대면이다보니 가입자들이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고 보고 담당 설계사가 옆에 있는 것처럼 통화하면서 비대면으로 가입할 수 있는 기능을 넣은 것이 특징이다.

보험사들의 이같은 행보들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흐름이 가속화된 것 뿐 아니라 카카오의 디지털손해보험사 설립 추진도 자극제도 작용했다.

지난해 보험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손보사를 인수해 비대면 자동차보험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는 소문이 꾸준히 돌았다. 실체가 없는 소문에 불과했지만 카카오가 삼성화재와 합작사를 추진했을 정도로 관심을 보였던 전례가 있다보니 보험사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 카카오페이가 금융위에 디지털 손보사 예비인가를 신청하면서 긴장의 강도는 더 높아졌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 대부분의 보험사 대표의 신년사에 디지털화가 최우선 과제로 거론된 점도 이같은 분위기를 보여준다.

카카오페이가 설립할 디지털 손보사는 캐롯손해보험, 하나손해보험에 이은 3번째 디지털 손보사지만 보험업계에서는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을 등에 업고 고속성장한 카카오뱅크의 전례를 고려했을 때 업계에 미칠 영향력과 장악력이 기존 디지털 손보사들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업계에선 카카오페이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단기·소액보험에 집중해 접근성을 키운 뒤 자동차보험 등으로 영역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당국은 현재 카카오페이 측에 기존 보험사보다 높은 수준의 '혁신성'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빅테크답게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는 것이 본인가의 조건으로 거론되고 있는 만큼 이를 충족할 경우 기존 보험사들에겐 적지않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손보사 관계자는 "카카오가 보험업권에 관심 갖고 있던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기존에는 크게 위협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코로나19라는 변수가 생기면서 비대면으로 보험에 가입하는 방식이 정착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방심해선 안된다는 분위기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빠른 시간 내에 기존 보험사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하기는 어렵다고 보여지지만, 접근성이라는 큰 무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비대면 보험시장을 조금이라도 먼저 선점해두려는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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