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 순매도' 연기금, 두달새 10조 던졌다…동학개미 '부글부글'
'최장 순매도' 연기금, 두달새 10조 던졌다…동학개미 '부글부글'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1.02.07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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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환율 종가가 표시돼 있다.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3.08포인트(1.07%) 오른 3120.63을, 원·달러 환율은 5.2원 오른 1123.7원을, 코스닥 지수는 2.84포인트(0.29%) 오른 967.42를 나타냈다.

코스피 시장에서 연기금이 역대 최장기간의 순매도 행진을 벌이면서 최근 두달새 10조원에 달하는 매물폭탄을 던졌다. 주가 상승으로 불어난 주식 자산 비중을 조정하는 기계적 매도가 다수라는 분석인데, 일명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사회적 책임이 있는 연기금이 주가 하락을 부추긴다는 원성이 들끓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해 12월24일부터 올해 2월5일까지 29거래일 연속으로 코스피를 순매도했다. 올해들어 하루도 빼놓지 않고 순매도한 것이다. 2009년의 종전 역대 최장 순매도 기록을 넘어섰다. 대표적인 연기금으로는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교직원공제회, 우정사업본부가 있다.

이 기간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10조462억원에 이른다. 같은 기간 기관계의 순매도 규모는 19조1989억원이다. 절반이 넘는 매물이 연기금 창구에서 나온 셈이다.

연기금 매도는 그동안 상승폭이 컸던 주도주 차화전(자동차·화학(배터리)·전자(반도체))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대장주 삼성전자를 3조2532억원 팔았으며 현대차(6022억원), SK하이닉스(5852억원), LG화학(4944억원), SK이노베이션(3720억원), 삼성SDI(3608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연기금의 역대급 순매도는 주가 상승에 따른 자산배분 차원이라는 분석이다. 연기금은 국내와 해외 주식과 채권 등 자산에 따라 일정 비중을 정해놓고 있으며, 비중을 초과할 경우 다시 배분한다. 지난해 11월부터 코스피가 급등세를 타며 고점을 연달아 돌파하자 국내 주식 자산의 비중 초과로 매도에 나선 것이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은 이행 포트폴리오에 따라 자산의 비중을 맞춰야 하며, 기금운용위원회와 같은 의결기관이 허용해주는 경우가 아니면 허용범위를 넘어서면 안된다"면서 "국내 주식이 지난해 저점 대비 2000포인트 가까이 오른만큼, 비중이 넘어서 매도에 나섰을 것이며, 주식시장에 대한 뷰(전망)가 바뀌거나 한 것은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이 모여있는 주식 커뮤니티 등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회적 책임을 지닌 연기금이 대규모 매물을 던지며 주가 상승을 억눌러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연기금이 최장기간 순매도하는 동안 개인투자자는 코스피를 23조5158억원 순매수했다. 일각에서는 연기금이 상황에 따라 자산 배분을 유연하게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기금의 순매도는 당분간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08년~2009년초 금융위기 당시 주식을 대거 사들였던 연기금은 이후 증시가 회복하자 약 9개월간 추세적으로 순매도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통상 연기금의 매수와 매도는 추세적으로 길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이는 만큼, 해외 주식이나 채권 등 다른 자산 가격이 크게 뛰지 않는 한 순매도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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