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최장기간 매도 이어지자…금감원 "매매자료 내라" 요구
연기금 최장기간 매도 이어지자…금감원 "매매자료 내라" 요구
  • 박성훈 기자
  • 승인 2021.02.19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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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전경.

금융감독원이 국민연금 등 연기금 자금을 받아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들에 최근 주식 매매자료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기금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최장기간인 한 달 이상 지속되자 현황 파악에 나선 것이다.

자산운용사들은 비밀이 보장돼야 할 고객 자금 운용 내역을 제출하라는 금융당국의 요청이 이례적이라며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19일 금감원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감원은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우체국보험, 사학연금 등 4대 연기금 자금을 받아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자산운용사들에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의 '주간 순매수·순매도 금액'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금감원 측은 연기금의 국내 주식 매도가 장기간 이어지는 것과 관련해 시장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자료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해 12월24일부터 2월18일까지 36거래일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순매도액은 12조원을 넘어섰다. 연기금의 매도에 대해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이 들끓고 있다. '사회적 책임을 지닌 연기금이 대규모 매물을 던지며 주가 상승을 억눌러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연기금이 상황에 따라 자산 배분을 유연하게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관 매도가 계속되고 있어 규모와 현황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모니터링 차원에서 자료를 요청한 것뿐"이라며 "연기금 매도에 불만을 가진 '동학개미'의 눈치를 봐서 요청했다거나, 연기금 순매수·순매도에 개입하려 한다는 추측들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또 자료 제출에 강제성은 없었으며 운용사 고객인 연기금에서 자료 제공에 동의한 경우에만 자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의 경우 자료 제공에 반대해 자료를 제출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자산운용사들은 금감원의 연기금 운용 자료 요청이 이례적이라며 자칫 자금 운용의 독립성이 훼손될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 (금감원이) 이것저것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기는 한데 연기금 계정 매매현황을 제출하라는 것은 처음 들었다"며 "만일 이 동향을 받는 것으로 끝나면 모르겠지만, 순매도가 많다는 지적 등이 나온다면 연기금 운용 독립성이 훼손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기금의 역대급 순매도는 주가 상승에 따른 자산배분 차원이라는 분석이다. 연기금은 국내와 해외 주식과 채권 등 자산에 따라 일정 비중을 정해놓고 있으며, 비중을 초과할 경우 다시 배분한다. 지난해 11월부터 코스피가 급등세를 타며 고점을 연달아 돌파하자 국내 주식 자산의 비중 초과로 매도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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