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최장기간 40일째 팔자에 삼천피 붕괴…개미들 '부글부글'
연기금, 최장기간 40일째 팔자에 삼천피 붕괴…개미들 '부글부글'
  • 김수진 기자
  • 승인 2021.02.25 0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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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3200선(종가 기준)을 돌파한 코스피 지수가 한달 동안 박스권에 갇혀있더니 전날(24일) 결국 3000선 밑으로 빠졌다. 개인투자자들, 이른바 동학개미들은 역대 최장기간 매도 행렬에 나선 연기금을 코스피 지수 하락의 주범 중 하나로 지목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연기금의 대량 매도 이유가 궁금하다는 청원부터 연기금의 매도를 중지해달라는 청원까지 올라오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해 12월24일부터 전날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40거래일 연속 순매도했다. 이 기간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순매도 규모는 12조7564억원으로 전체 기관 순매도 분(26조1483억원)의 절반에 육박했다. 연기금이 코스피 시장에서 추가로 30조원대의 순매도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초 코스피 대형주의 강한 상승 랠리가 연기금의 국내 주식 비중을 높였으며 자산배분 비중 조절을 위해 연기금이 연속 순매도에 나섰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일례로 국민연금의 올해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은 16.8%로 지난해 대비 0.6%포인트(p) 낮춰야 한다. 장기 투자자인 연기금은 자산배분 비중을 목표에 근접하게 조정해야 한다.

동학개미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올해도 주식시장이 좋을 것이라는 핑크빛 전망은 온데간데없고 일정부분 사회적 역할이 필요한 연기금이 줄곧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며 부글부글 끓고 있다.

지난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국민연금 대량 매도 이유가 궁금하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게시됐다. 청원인은 "연기금이 이렇게까지 팔 이유가 없다"면서 "연기금은 팔더라도 시장에 영향 없게 파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렇게 때려 누르다니요. 이런 것은 처음 있었던 일이고 이해가 안 가는 일"이라고 토로했다.

이밖에도 올해 들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연기금은 증시의 대세상승을 막는 행위 중단하라', '주가지수 하락의 주범 연기금,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해체', 매물폭탄이 된 국민연금 주식운용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연기금의 국내 주식 보유 비율을 높여 개미들의 눈물을 닦아달라', '국민연금은 당장 국내 주식 매도를 중지하라'는 청원 등이 올라왔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대표는 "2007년 이후 13년 만인 작년에 비로소 박스피(일정한 폭 안에서만 지속적으로 주가가 오르내리는 코스피)를 탈출했는데, 그게 못마땅했는지 최근 연기금과 운용사들이 악역을 맡아 매도 폭주 기관차를 운행해 지수 상승에 얼음물을 끼얹고 있는 형국"이라며 "국민의 돈을 운용하는 연기금이 앞장서서 국민의 꿈을 산산조각 내고 있다는 것은 믿는 도끼가 발등을 찍는 배신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가 상승으로 인한 공매도 세력의 손실을 막아주기 위해 연기금이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정의정 대표는 "국민을 대변하는 감사원이 나서서 자산운용사들의 공매도 세력과의 유착관계에 정의의 메스를 가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브레이크 없는 연기금의 매국적인 매도 행렬에 반드시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했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국민연금 등 연기금 자금을 받아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들에 주식 매매자료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기금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한 달 이상 지속되자 현황 파악에 나선 것이다. 자산운용사들 사이에서는 비밀이 보장돼야 할 고객 자금 운용 내역을 제출하라는 금융당국의 요청이 이례적이라며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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