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기업별 '양극화' 더 뚜렸해졌다
코로나 이후 기업별 '양극화' 더 뚜렸해졌다
  • 박성훈 기자
  • 승인 2021.04.05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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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서울 명동거리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한산하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지난해 코로나19 속에서도 우리 기업들이 이전보다 더 나은 성적표를 받았지만, 기업 규모와 업종별로 쏠림 현상이 나타나면서 명암이 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경제연구원은 코스피 및 코스닥 비금융 상장 기업 1017개사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상장사들의 전체 영업이익은 67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4.9%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상장사 매출액은 1076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감소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급증한 건 2019년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한데 따른 기저효과와 코로나19 반사이익을 누렸던 반도체·가전 등 주력산업의 이익률이 개선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상장사 매출액·영업이익 추이(한국경제연구원 제공).

 

 

다만 영업이익 증가가 코로나 수혜 업종과 일부 기업에 집중되면서 상·하위 기업의 격차가 확대되는 등 'K자형' 양극화가 뚜렷했다.

실제로 지난해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요 증가 등으로 지난해 의료·제약업종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25.7% 급증했다. 전기·전자(64.0%), 음식료(27.4%), 소프트웨어·인터넷·방송서비스(18.6%) 등 비대면 관련 수혜 업종의 영업이익도 크게 증가했다.

반면 코로나19 피해 업종은 부진했다. 유통 및 대면서비스(-26.4%), 사업서비스(-39.1%) 등 서비스 업종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줄었다. 기계(-72.8%), 운송장비(-38.7%), 철강·금속(-37.8%), 화학(-27.1%) 등 전통적인 제조업의 영업이익도 전년보다 크게 줄었다.

 

 

전년 대비 2020년 업종별 영업이익 증감률(한국경제연구원 제공) 

 

 

이에 따라 매출액 최상위 20%와 최하위 20%의 평균 매출액 비율인 '상장사 매출액 5분위 배율'은 2019년 266.6배에서 지난해 304.9배로 확대됐다. 매출액 상·하위 20% 기업 간 평균 영업이익 차이도 2019년 2386억원에서 지난해 3060억2000만원으로 674억2000만원(28.3%) 늘었다.

특히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의 수는 2019년 249곳에서 지난해 255곳으로 6곳 늘어났다. 이는 상장기업의 25.1%에 해당한다. 상장사 4곳 중 1곳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낸다는 것이다.

상장사의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크게 늘었지만 종업원 수는 지난해 108만명을 기록해 전년 대비 1만1000명 줄었다. 화학(6665명·-7.5%), 유통 및 대면서비스(5794명·-6.0%) 등 영업이익이 줄어든 업종에서 종업원 수가 크게 감소했으며, SW·인터넷·방송서비스(2129명·-3.9%), 통신(1106명·-2.6%), 음식료(1012명·-2.1%) 등은 영업이익이 증가했음에도 종업원 수가 감소했다.

 

 

지난 3월 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한 폐업상가 앞으로 대형 배달업체 배달기사가 지나가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영업이익이 증가한 업종 내에서도 상위 3개 기업의 영업이익 증가분의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양극화로 인한 기업 간 쏠림 현상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10% 이상 증가한 7개 업종을 분석한 결과, 각 업종별 영업이익 증가분 중 상위 3개사의 비중은 62.7%에서 최대 191.8%까지 나타났다.

전기·전자 업종에선 기업 수 기준 1.9%에 불과한 상위 3개사의 영업이익 증가분이 업종 전체 영업이익 증가분의 91.0%를 차지했다. 운수·창고(상위 3개사 비중 191.8%), 비금속(상위 3개사 비중 175.0%)은 상위 3개사를 제외하면 영업이익이 오히려 줄어들었을 정도로 업종 내 양극화가 심각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상장사 실적이 양호해 보이지만 아직도 많은 기업들은 코로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라며 "기업활력 제고를 위해 규제개혁 등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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