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예적금 한달새 12조 이탈…'벼락부자' 소문에 '머니무브'
5대 은행 예적금 한달새 12조 이탈…'벼락부자' 소문에 '머니무브'
  • 손부호 기자
  • 승인 2021.05.09 0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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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라운지에 설치된 전광판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알트코인 시황을 나타내고 있다. 

5대 은행의 정기 예·적금이 최근 한달 사이에 12조원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서만 무려 22조원 이상의 예적금이 빠져나갔다. 예금금리는 바닥을 기는데 코인·주식 등 자산가격이 급등하자 은행 자금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

9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달 6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615조5599억원으로 집계됐다. 약 한 달 전인 3월말(627조6805억원)과 비교해 12조1206억원 줄었다. 정기적금 잔액은 35조5563억원으로 같은 기간 1608억원 감소했다.

5대 은행의 예적금 이탈 현상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올해 1월 6조원이 빠져나가며 시장을 놀라게 한 데 이어 3월 3조5051억원이 추가로 빠져나갔고 급기야 최근 한달 사이 이탈 규모가 12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총 22조6124억원의 예적금이 은행에서 이탈했다.

금융권에선 암호화폐·공모주 열풍이 불면서 저금리에 불만을 느낀 예금자들이 은행에서 돈을 빼 투자시장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현재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평균 연 1%도 안된다. 1억을 넣어도 한 해 이자로 100만원을 받기 어렵다. 이런 가운데 코인·주식시장에서 떼돈을 벌었다는 '벼락부자' 소문이 들려오자 은행에 돈을 넣어놓기만 했다가는 뒤처질 수 있다는 조급함에 투자시장에 뛰어드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올해 1분기 일평균 주식 거래대금은 33조3000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22.8% 급증했다. 증시 대기자금으로 불리는 투자자예탁금도 이달 3일 기준 77조9018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암호화폐 시장은 더 뜨겁다. 국내 4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의 하루 거래대금 7일 기준 44조9761억원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친 거래대금을 넘어섰다.

은행에서도 정기 예적금은 급감했으나 투자 대기자금 성격인 요구불예금은 늘었다.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지난해 말 615조5798억원에서 지난 6일 기준 647조1085억원으로 31조5287억원 증가했다.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는 요구불예금에 돈을 잠시 넣어두고 투자 기회를 엿보다가 공모주 청약 등 기회 때마다 거액의 자금을 인출하는 모습들이 반복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변에서 주식, 코인 등으로 50%, 100% 이상 수익을 냈다는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리면서 0%대 예금에 돈을 묻어뒀다가는 '벼락거지'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들이 커지고 있다"며 "저금리가 지속되는 한 정기예·적금 이탈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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